투디캐릭터는 2D가 아니다
부제: 인간캐릭터를 잘 그리는 법
너무 당연한 소리니 투디 캐릭터 못그리시는 분만 보세요 안그럼 시간낭비함
투디 캐릭터들은 말 그대로 2D, 평면상에 그려진 인간 캐릭터 그림으로서만 존재하며, 현실에서는 존재하지 않는 외곽선, (상황에 따라서는 극한까지)단순화된 수준의 명암과 함께 그려지니 잊기 쉬운데 이들도 어쨌거나 인간이다. 투디 인간이지만 인간은 인간이므로, 입체(3D)이다. 아니 열림교회 닫힘이냐? 뭔 개소리냐?싶을 수도 있어서 쉽게 설명해보자면, 우리가 보는 투디 캐릭터의 이미지는 입체 캐릭터 인간(애니메이션 피규어를 떠올리면 쉽다)의 한 면만을 그려낸 것이다. 비록 명암이 최소화되고 현실에는 없는 외곽선까지 들어가서 입체처럼 보이지 않지만, 실제 인간을 근간으로 하므로, 이들도 분명 입체다.(근데 그림작가의 역량이 부족하면 위 '소녀의 세계' 같이 캐릭터들이 그냥 투디가 되버린다.)
그림을 전문적으로 배우지 않은 일반인의 경우는 깨닫기가 쉽지 않다. 왜냐하면 이러한 투디 캐릭터 그림들을 투디 캐릭터의 근본(=입체 캐릭터 인간)에 대한 고찰 없이 지속적으로 접하기 때문이다. 개인적인 생각으론
1.'진정한 투디 캐릭터(아래 사진 참고)'들때문에 투디 캐릭터=납작이라는 인식이 생기고(심지어 '진정한 투디 캐릭터'들도 똑같이 인간을 그려내기 때문에)그 생각이 입체 캐릭터 인간의 한 면을 그려내는 그림에까지 번져 입체로 상상할 수 있다는 가능성마저 차단시켜버림
2.이 '입체 캐릭터 인간'은 구나 정육면체처럼 실제 세상에서 관찰할 수 없는 것이기 때문에, 구나 정육면체 소묘를 보고 입체를 상상할 수 있는 능력이 있는 관찰자도 투디 캐릭터 그림을 보고선 바로 입체 캐릭터 인간을 떠올리기는 어려움
이 두 가지가 자세한 원인이 아닐까싶다.
길게 말할 것 없이 그림을 제대로 배운 사람이면 다들 아는 사실일테다. 굳이 글로 적는 이유는, 내가 이걸 오랜 시간동안 못 깨달았었기 때문이다. 큰눈 작은코 달리면 예쁜거지 뭐! 하면서 단순화가 될대로 된 그림들을 좋아해왔고, 나도 그렇게 그렸다. 그리려는 대상에 대해 정확히 파악하지도 못한 상태에서, 그 대상을 명확하게 표현해내지 못한 그림을 보고 관찰하고 따라서 무작정 그려댔으니 그림실력이 안 늘은건 당연했다.(여기서 대상을 명확하게 표현해내지 못했다는 것은, 못그린 그림이라서가 아니다. 입체감을 결정짓는 가장 중요한 부분이 명암인만큼 아무리 선화가 입체감 있어도 채색이 셀식이면 표현하는데 한계가 있다)
결론적으로 투디 캐릭터를 잘 그리는데에도 실사를 그리는 만큼의 공부가 필요하다. 단순화된 정도의 차이일 뿐 투디 캐릭터를 그리는 것도 사실은 입체를 표현해내는 작업이라는 것, 이 사실을 깨닫지 못하면 유치원생이 그리는 공주 그림 수준과 다를바 없는 그림밖에 그릴 수 없다. 오타쿠라서 실사는 도저히 그리기 싫다하면 투디 캐릭터 피규어라도 따라그려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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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녀재판' 이미지는 잘 그린 투디 캐릭터 그림의 예시로서 넣었습니다. 위와 비교해서 입체감이 느껴시지져?(위 작가분께 절대로 악의 없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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