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디캐릭터의 눈(일본식 모에화를 중심으로)

나는 현재 캐릭터의 눈을 전사형식(용지에 출력하여 입체물에 부착하는, 피규어 등에 활용되는 형식)으로 그리고 있다. 나머지 큰 부분도 입체로 파악하고 표현하기 어려운 와중에 이 작은 부분까지 신경쓰기는 벅차기 때문이다.

물론 나중엔 당연히 눈 같은 작은 부분들도 입체로 파악하기 위해 노력해야할 것이다. 나중에 잊지 않도록 눈에 대한 부분을 글로 작성해둔다.

 

동양인의 눈(hooded)

서양인의 눈1(crease)

서양인의 눈2(hooded)

실제 인간의 눈이다. 서양인과 동양인의 차이가 꽤 난다.

hooded 형태의 눈만 존재하는 동양에서는 잘 모르지만, 동양인들이 소위 '쌍꺼풀'이라고 통칭하는 서양인의 눈 주름은 사실 crease와 hooded로 나뉜다. 형성되는 방식이 다르고 형태도 다르다.

서양인의 crease에서 유래된 투디의 눈 표현

보통은, 특히 일본식 모에화는 서양인의 crease를 토대로 그리긴 하지만(애초에 실사로 그림 공부를 할때도 서양인 얼굴만 그려대고), 어떤 종류의 쌍꺼풀을 베이스로 간략화하여 그림을 그리는가는 작가의 스타일에 따라 다르다. (근데 눈의 구조에 대해 잘 모르는 사람들은 이게 어떠한 종류의 쌍꺼풀이라는 자각도 없이 '그냥 있으면 예쁘니까' 눈 위에 선 하나 찍 그린다. 사실 옛날의 내 얘기다.)

 근데 어떤 종류의 쌍꺼풀이냐는 투디캐릭터에게 있어선 정말 의미가 없을 수도 있다. 왜냐하면...

일반적인 투디캐릭터의 눈 표현 예시

눈 위에 그려져 있는 선 하나가 바로 쌍꺼풀이다. 보면 알겠지만 간략화가 너무 심해서 입체감은 전혀 안 느껴진다. 그냥 있으면 눈이 좀 더 커보이는, 그런 역할 정도밖에 안된다. 그러니까 애니메이션 피규어에서 다른 부분은 전부 입체화시켜놓고 눈만 전사지에 출력해 표현해도 전혀 어색하지도 않고 아무런 문제가 없는거다. 참고로 두, 세번째 이미지처럼 쌍꺼풀 위에 선이 또 그려져있는 것은 눈두덩이를 표현한 것이다.(두번째 이미지는 정면에서의 눈두덩이, 세번째 이미지는 옆면에서의 눈두덩이로 각도가 다르니 선이 그려져 있는 부분도 다르다)

 아주 간혹 쌍꺼풀이 없는 동양인의 눈(일명 '무쌍')을 가진 투디캐릭터도 있으나 특별히 동양인이라고 설정되지 않은 이상 아주 드물다. (물론 이것은 일본 애니메이션 한정이다. 서양은 이 '쌍꺼풀'이 있는 것이 너무나 당연하므로 이처럼 특별하게 그려지지 않는다. 이건 나중에 동양(특히 일본)과 서양의 투디캐릭터의 차이에서 자세히 다뤄볼 예정이다.)

 어쨌거나 정말 쌍꺼풀인지 의심이 갈 정도로 심하게 간략화된 이 쌍꺼풀 표현은, 투디 캐릭터 표현에는 (특히 미형인 경우 더욱)필수적이다. 이게 과연 서양인의 crease를 표현한게 맞는지 일부 사람들 사이에선 갑론을박이 있긴 하지만 어쨌거나 눈을 더 크게 보이게 만들어준다는 점에서는 모두가 동의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여전히 투디 캐릭터의 눈을 그리기 위해 실제의 눈을 공부할 가치는 충분하다. 결국 투디 캐릭터는 인간에게서 나온 입체적인-물론 셀식 채색같은 경우 그것을 눈치채기가 굉장히 어렵지만-존재이기 때문이다. 자신만의 투디 그림체 스타일을 만들어내기 위해선, 원형인 인간에 대해 관찰하고 알아내야한다.

 난 오타쿠라서 실제 사람을 공부하는 것은 여전히 영 내키지 않고 이 글을 읽는 누군가도 그럴지 모르지만, 전형적인 일본식 모에화식의 그림체에 실사의 입체적인 면모를 적용시켜서 자신만의 스타일로 만든 아래의 예시를 보면 '예쁜 눈을 그리기 위해선 실사에 대한 공부가 필요하군!'하고 납득할 수 있을 것이다.

 

 

실제 눈의 입체적인 면모를 투디에 적용시킨 예시(일본의 유명 작가 お久しぶり):

실제 눈의 입체적인 면모를 투디에 적용시킨 예시

같은 작가가 그린 그림 중 선화만 있는 것

선화만 보면 다른 일본식 모에화 캐릭터 일러스트와 다를바 없이 눈 위에 쌍꺼풀 선을 그려둔 형태이지만 명암에서 다른 작가들과 차이가 난다. '보다 사실적인(즉,입체적인) 명암'이 핵심이다. 

특히 이 작가는, 투디 오타쿠 세계에서 '입체적인 눈 표현'에 대한 엄청난 신드롬을 불러일으키고 있을만큼(부가 설명:그림계에서 이 작가의 채색법을 따라하는 사람이 굉장히 많다.)그 특유의 그림체가 상당히 아름다워 더 자세히 분석해보고 싶으나 내 그림 실력이 아직 이 부분을 논할 단계가 되지 않았으므로 분석은 나중에 하겠다. 아마 이 작가를 시작으로 다른 작가들도 차례차례 분석해나갈 듯하다.(물론 내 그림실력 향상을 위한 분석이므로 내가 관심있는 몇몇에 한정한다.)

 

참고:

https://www.clipstudio.net/drawing/archives/154289

눈의 구조를 이해하면 그릴 수 있다 - 눈 그리는 법 강좌

https://helloearth.tistory.com/entry/eyeshapes

교포 화장의 시작 - 서양인의 크리즈 vs. 폴드 쌍꺼풀

https://cafe.daum.net/SoulDresser/FLTB/26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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